5 13일 책읽자모임, 진의 기록.

 

어제 「아주 특별한 용기」를 읽고 써온 글을 나누었어요

사각 크리넥스 몇 장 뽑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제 맘은 고요히 슬픕니다각자가 써온 글엔 담겨 있었지요


슬픔과 절망과 울분과 싸움과 고통과구하고자 애씀과 벽에 부딪혀 흐르는 피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내미는 사랑의 손짓들이.


부끄럼을 무릅쓰고 어떤 시간들을 보여 주어 고마워요

지금 여기의 우리들에게 존경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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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날 때,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묻는다. ‘이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인가? 여기는 얼마나 안전한 곳인가?’ 인간에게 한정적인 에너지의 대부분을 이 같은 질문으로 ‘가리는’ 데 쓴다는 것, 인생의 상당 부분을 방어로 보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대부분의 일터와 사람들은 믿을 만하지 않거나 위험했고, 순간순간 또는 결정적인 상황에 나는 도망쳤다. 오래, 나는 내게 한심한 사람이었다.

 

치유의 길에 들어서면서도 이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질문을 하게 됐다. ‘나는 나를 얼마나 존중하는가? 나는 내게 얼마나 믿을 만한 사람인가? 나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인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임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아주 특별한 용기>를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것은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해야만 했던 일을 존중하라는 얘기였다. 사람을 만나면 판단하고 늘 회피하고 포장용 얼굴로 대했던 나를 혐오하는 것, 수치스러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니!

 

지난 해까지 치유를 돕는 사람이 되고자 만났던 사람들과 배움터는 내게 안전한 실험의 장이 되어주었다. 그때는 ‘실험’ 중임을 의식하지도 못했으니 적극적인 실험을 할 순 없었지만, 내가 다른 이들에게 중요한 사람임을, 내가 다른 이들에게 믿을 만한 사람임을, 그리고 내가 다른 이들에게 믿을 만 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주고받음을 내 영혼과 몸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깨쳤다.

 

올해 새로운 배움을 시작했다. 여러 사람과 각각 다 파트너가 되면서 작업 결과물을 내는, 파트너와의 협업이 중요한 교육과정이었다. 한 공간에서 이리저리 부딪히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포장용 얼굴’을 여러 개로 하자(웃는 얼굴 말고 까칠한 얼굴, 착한 얼굴 말고 화내는 얼굴,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 등), 관계에서 상처 입을 각오를 하자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역시 힘들었던 것이다.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어느 정도 마음을 잡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 나의 갑작스런 말과 행동도, 그 안에 담긴 허세도, 허세 밑의 두려움도, 슬픔도, 상대가 말하는 인정의 말도, 거부의 행동도 수용할 수 있었다. 나는 내게 한 걸음 더 다가가 있었다. 나는 내게 한 걸음 더, 믿을 만 해졌다. 



“내 인생 상당부분이 대처하는 데 쏠려있다

『아주 특별한 용기』

 

대처; 살아남기 위해 당신이 해야만 했던 일을 존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