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책읽자모임, 야다의 후기



어렴풋이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몸이 약하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의문으로 떠올랐던 생각을 이 책이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트라우마를 치유한다 할때 신체를 아울러 생각해보지 않았다. 참으로 잔인한 일이다. 영육혼이 말할 수 없는 고통가운데 처하게 된다는 사실이.

트라우마 상황을 떠올릴 때 우리 뇌에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는지 실험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왜 위기의 순간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지, 왜 멍해지는지 의학적으로 설명이 된다. 그게 바보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그 상황 가운데 우리 뇌가 정상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어난 일이라는 걸 알려준다. 상황을 감당하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신체가 자동으로 과도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언제든 공격이나 폭력을 당할 태세를 갖추며 이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와 호르몬 반응을, 당시 이야기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려면, 위험 요소가 지나갔다는 사실을 신체가 깨닫고 주어진 현실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p.53)

9.11 테러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5살 아이 얘기가 나온다. 아이는 그곳을 빠져나온 다음 날 그림을 그렸는데, 건물에서 뛰어내린 사람들 밑에 그들의 생명을 지켜줄 트램펄린이 놓여져 있었다. 아이는 사람들이 건물에서 뛰어내린 것을 본 것이다. 하지만 단지 그렇게 끝난 게 아니라 그 장면을 대체하는 그림을 상상했다. 저자는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겪어도 보호자가 침착하게 아이의 필요에 반응하고 관심을 보이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 없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내면이 더 강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부분 건강함을 되찾았지만, 사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여전히 내 마음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 나와 나의 가정을 위해서 내 안에 남겨진 의문을 회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심리치료를 할 땐 모든 것이 막막했다. 이 치료는 언제 끝나나, 어떻게 해야 치료가 되는가. 그리고 완전한 치유가 없다는 말을 종종 마주할때 그 아득함이란. 하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서 마주할 또 다른 내면의 문제들을 발견한다면 함께 고민하고 아파해줄 공동체가 내겐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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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폭포에 빠져서, 아쉽게도 모임 사진은 놓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