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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017년 12월 31일이었습니다. 




 어제는 사람마음 뒷 동산, 그러니까 남산에 올라갔습니다. 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 역시 벅차겠지만, 지는 해 안녕히 보내 드리는 마음도 궁금했습니다. 찬바람 맞으며 오르막길을 오르니 오랜만에 심장이 숨을 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늘 그렇듯 숨이 조금 차는 오르막길을 서로 나란히 그저 말없이 올랐습니다. 


 해는 생각보다 빠르게 뒤돌아 가버렸습니다. 저편 너머로 마지막 빨간 빛이 사라지자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몇 번 작게 울렸습니다. 가는 해를 우렁찬 박수로 미련없이 보내기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해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맙게도 한 동안은 빛이 남아, 그 여운을 안내 삼아 어두워지는 남산을 걸어내려왔습니다. 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보내 끝까지 소처럼 일한다고 농담이나 하며 어둠 속에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끝내 달에게 제 빛을 넘겨주고 사라진 해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달도 참 좋다며, 새달 맞이도 해야겠다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해가 가고 와도, 고마운 달빛이 있음에도, 아이들에게 향해진 말할 수 없는 학대와 재난으로 인한 끔찍한 이별의 고통이 여전히 제 소식을 전합니다. 사람마음이 왜 있나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있어야 하나,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의 필요성과 책임을 늘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


 트라우마와 사회적 조건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이 언제든 올 수 있는 이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난 6년을 버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 문 두드려주신 분들과 이곳에 정성과 마음 보내주신 분들과의 연대로 이 공간의 시간이 무르익어 갔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르익을 수록 질문은 더 커집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


 2018년 새해는 새로운 활동가들이 더하여 사람마음에 옵니다. 그 동안 곳곳에서 재난과 트라우마에 대응하고 사람마음과 같은 고민을 하던 분들이 이제 사람마음에 합류하여 활동합니다. 함께 어울려 사람마음으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사람마음이 쓰일 이유를 일궈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의 필요성과 책임을 계속 고민해 나가고,  그리고 서로 없이는 해낼 수 없다는 연대감으로 또 한 해 버티며 사람마음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러면서 꾸준히 다시 묻고 답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


 사람마음을 찾아주시는 생존자분들, 

 사람마음의 후원회원님 그리고 조합원님들, 

 그리고 사람마음을 지나가시는 여러 분들, 

 앞으로도 사람마음의 가치와 활동을 지켜봐주시고 함께 서 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건강과 평화를 또 한번 기원합니다.



2018년 1월 1일 

트라우마치유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 활동가 일동